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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셀프디스에 열광하는가자신을 낮추는 진솔한 셀프디스는 상대의 마음을 열게한다
조영란 (오산대 관광중국어학과 교수)  |  webmaster@ihumanco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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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6  10: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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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낮추는 셀프디스로 시작한 오바마의 연설은 스스로의 신념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그리고 국민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민주당 전당대회에 운집한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요사이 셀프 디스(self dis)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치부나 과오를 오히려 개그의 소재로 사용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면서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 중국어로는 自解散(zìjiěsàn :스스로 해체하다.)이란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디스’는 ‘disrespect’를 줄여 표현한 것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부정적인 개념이지만, 요즘 회자되고 있는 셀프디스란 말은 부정적이기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중요한 소통의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뛰어난 연설가로 알려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와 여유를 활용해 그가 말하고 싶은 가치와 신념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그는 대통령 임기 8년간 백발에 주름진 얼굴이 된 자기와 여전히 아름답고 멋진 미쉘 오바마를 비교하며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희화화하여 청중들에게 웃음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신을 셀프디스함으로써 청중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한 것이다.

최근 미국 최고 명문대학교 중 하나인 프린스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요하네스 하우쇼퍼(Johannes Haushofer)가 실패 이력서(CV of failures)와 일반 이력서를 나란히 웹싸이트에 올려놓아서 인상 깊었다. 최고 대학 교수답게 탄탄대로 최고의 스펙이 기록된 일반 이력서를 읽을 때는 이 사람에게 아무런 느낌도 관심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실패 이력서를 읽을 때는 큰 관심이 느껴졌고 왠지 친근감이 생겼다. 그의 실패 이력서는 다음과 같다.

“1998년 영국 런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학부에 들어가려 했으나 낙방했다. 2003년에는 4개 대학교 대학원에 원서를 냈으나 역시 퇴짜. 2008년에도 스톡홀름 경제대학교 경제학 박사 과정에 지망했으나 낙방했다. 2014 년에는 여러 대학 교수직에 지원했으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장학금이나 연구비 신청이 거절된 사례도 도합 열 일곱 차례, 저널에 투고한 논문이 게재 불가 통보를 받은 경우도 열 네 차례다.”

명문 대학의 세계적인 교수도 나처럼 똑같이 좌절하고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아는 순간 그 사람에게 공감하게 되고, 그를 향해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상대방 앞에서 자신을 무장 해제시키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대화의 기술(skill)이 아니다. 마음 작용의 원리와도 같다. 척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때 상대의 마음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최근 대학교육 또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전달을 하는 강의 방식을 탈피해 PBL(Problem Based Learning)방식을 활용해서 학생스스로가 정보를 구성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수업방식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 방식이 효과가 있는 것은 교수와 학생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본다.

일방적인 지식전달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이젠 어떤 조직에서나 상명하달식의 체계는 환영받지 못한다. 상하관계가 아닌 대등한 입장, 혹은 낮은 입장에서 이야기 할 때, 상대의 마음이 열리고, 서로의 마음을 모아지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낮추고 자신의 약점을 거짓 없이 드러내는 사람 앞에서 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편안해진다. 마음을 열고 귀를 연다. 공감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은 셀프디스하는 유명인들에게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기의 감추고 싶은 치부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셀프디스는 자신의 약점과 열등감을 넘어선 진정한 자신감에서 나올 수 있는 자기표현이고 상대에 대한 믿음과 애정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셀프디스로 시작한 오바마의 연설은 스스로의 신념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그리고 국민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민주당 전당대회에 운집한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더 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셀프디스는 상대의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심의 소통이 되고, 서로 하나되는 힘을 만든다. 이런 진정한 셀프디스는 사람이 자기중심적인 마음과 이기심을 다 넘어섰을 때 가능할 것이다. 나를 넘어선 큰 마음에서 나오는 셀프 디스(disrespect)는 오히려 상대의 존중(respect)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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