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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수업과 진짜 수업마음수련 명상으로 ‘나다움’찾아 진짜 수업하다
임은숙(가재울고 교사)  |  webmaster@ihumanco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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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2  16: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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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명상으로 '나다움'을 찾아 학생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진짜 수업을 할수 있게 됐다는 임은숙 교사는 자신의 명상 경험을 살려 교사를 위한 명상 연수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내 수업을 듣기 위해 눈망울을 반짝반짝 빛내며 앉아있는 아이들. 나는 열정을 다해 강의를 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아이들은 그런 나를 존경에 찬 얼굴로 바라본다. 나 역시 사랑스런 눈빛으로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교직에 대한 보람차고 뿌듯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교사와 학생들이 혼연일체가 된 배움의 현장!”


30여 년 전, 나는 간도 크게 이런 거대한 꿈을 꾸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파악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한 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과는 더 큰 괴리를 느끼게 됐다. 아이들의 관심을 얻어 보고자 했던 나의 농담은 그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썰렁한 이야기가 되고, 그들의 농담과 웃음은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테마이기에 결국 학생들은 교사를 진지충이라 부른다. 아이들의 농담과 웃음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 늘 함께 있으면서 진짜로 함께하고 있지 않은 존재, 교실에서 나는 그런 외로운 존재가 되고 말았다.

부임 초기에는 좋은 수업을 하겠다는 열망으로 수업의 여러 가지 시도나 방법을 배우러 열심히 다니기도 했다. 연수도 받고 새로운 기법을 가진 수업을 보러 출장도 갔다. 그러나 그런 방법을 아무리 많이 배워도 내 것이 되기 쉽지 않았다. 내겐 시도하기조차 어려운 방법도 있었고 해 보면 시범 보여준 선생님처럼 되지 않았다. 그것이 되지 않아 오히려 자신감이 더 떨어지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임의 순수함에서 비롯됐던 좌절감마저도 퇴색되어가고, 현실을 핑계 대며 매너리즘에 젖어 있을 때 파커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이 책의 한 구절이 교직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던 나에게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큰 동요를 일으켰다.

파머는 이 책에서 “훌륭한 교사가 만들어 내는 유대감은 그 방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마음이 없이 테크닉만 있는 수업은 ‘껍데기 수업’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이 스며드는 훌륭한 수업을 위해서는 테크닉이 아니라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체성이란 ‘자기다움’을 말한다.

수없이 많은 수업 기법을 열심히 배우고 익혔지만 적용이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내 마음은 없고 남의 테크닉만 있을 뿐인 그 수업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교사가 스스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업 방식을 사용할 수 있고, 그렇게 수업의 테크닉과 교사의 자기다움이 완벽히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최고의 수업이 될 수 있다는 너무도 당연한 깨달음이 나의 뒷통수를 때렸다. 진짜 수업을 하고 싶었다.

‘나다움’은 어떤 것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제 이 질문은 여전히 교직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교사로 살아갈 나에게 반드시 답을 찾아야하는 질문이 되었다. 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는 질문이었지만 막상 답을 하려니 너무나 어려웠다.

그 답을 찾다가 명상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마음수련 명상을 하면서 비로소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방법을 모를 때는 막연하고 어렵기만 했던 답이 너무도 심플한 진리로 다가왔다. 나는 ‘나다움’을 찾았고, 비로소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됐다. 껍데기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진심으로 만나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진짜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학창시절 교직을 꿈꾸었던 이후 처음으로 교직에 대한 진정한 보람과 감사,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 어렵고 힘들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그 마음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겨나갈 수 있다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된 내 마음이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 명상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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