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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치료의 첫 단계는 마음빼기100세 시대, 건강하게 오래사는 비결은 마음 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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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8  14: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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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증의학의 태동기를 열어온 의사 중 한 명인 김명원 원장은, 명상을 통해 부정적이고 스트레스인 마음을  빼기 하는 것은 통증의 근원적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명원 원장) 


80년대 후반 의과대학을 다니던 때 한 신문기사에서 미국의 통증클리닉 현황에 대한 소개를 본 후 통증의학에 대한 매력과 호기심을 갖게 됐다. 당시 통증의학이란 학문 자체가 국내에 없던 시절이었기에 통증을 다루는 마취과(현재 마취통증의학과로 바뀜)과장님을 찾아가 통증클리닉을 하고 싶어 지원하겠다고 했더니 실소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전문의가 된 후 대학병원에서 배우지 못한 통증치료법을 배우기 위해 선배 개원의를 찾아다니며 배움을 부탁드리기도 하고 논문들과 관련 서적 속에 파묻혀 지내던 시절을 보내다가 국내에서 아직 태동기였던 통증클리닉을 개원한 것이 1999년이었다.

국내에 없던 새로운 분야이기에 연구하고 공부하며 열정적으로 일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낫지 못해 찾아오는 분들, 기존에 치료 방법이 없던 환자분들이 치료가 되었을 때 보람과 자부심이 컸다. 자신감이 높아진 만큼 교만도 같이 높아졌던 것 같다(당시에는 교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위기가 다가왔다. 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었다. 의사의 치료 원칙과 지시에 따라주지 않는 환자들, 치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곳이 아프다며 먼저 치료해달라고 떼를 쓰거나 뜻대로 해주지 않으면 항의하며 짜증내는 사람들에게 점점 끓어오르는 화를 참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욱하고 화를 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나는 치료는 잘 할지 몰라도 인간성은 별로인 의사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의사로서의 내 직업관과 인생 전체를 바꿔놓는 사건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명상이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해보고자 시작한 마음수련 명상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과 세상에 대해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었고, 삶의 모든 면에서 한층 높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명상을 하면서 돌아본 나의 모습은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채 나의 성취와 만족감을 위해서 일하는 속 좁고 자만심 가득한 의사였다. 나 중심적으로만 살아왔던 그런 지난 삶을 버리면 버릴수록 의식이 한층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스트레스였던 환자분들의 짜증이나 불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용이 되었다. 의사인 나를 믿고 따라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속을 끓이던 마음을 버리고, 낮은 자세에서 그분들의 입장에 맞추어 대응을 하니 오히려 나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치료 과정도 훨씬 편안해지고 결과도 좋게 나타났다.

통증의 원인은 실로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신체적 요인을 비롯한 나이 성별 직업 등 전반적인 파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요인의 파악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 같은 증상에 같은 처치를 하여도 어떤 사람은 빨리 효과가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좀처럼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마음의 영향이리라는 것을 이전에는 막연하게 짐작만 했지만,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관계를 알게 된 후 더 명확하게 이해가 됐다.

화가 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며 근육이 긴장하는 등 몸의 변화가 일어나듯이 우리의 마음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진 자율신경은 마음이 느끼는 것을 즉시 몸에 전달하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근육이 경직되고 혈관이 축소되는 등의 상태가 유발되어 통증이 악화되고 잘 낫지 않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마음이 해소가 되면 자연스럽게 치료효과가 빨리 나타나게 된다.

몸과 마음의 관계는 단지 우리가 피상적으로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연관성이 높다. 살아오면서 먹어놓은 수없이 많은 마음들이 오랜 세월 동안 쌓이고 쌓여 몸의 증세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깊이 돌아보지 않으면 마음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분들에게도 이러한 원리를 설명해드리는데, 간혹 치료와 명상을 병행하시는 분들은 증세가 훨씬 빨리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이 82세라고 한다. 50년 전 62세에 비해 20년이나 늘었다. 앞으로는 100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신체는 노화되는 만큼 아픈 곳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한편으로 예전에는 죽을 정도로 아프지 않다면 참고 견뎠던 시절도 있었지만,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작은 통증도 치료해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만큼 통증의학도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의료분야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의료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만병의 근원이라는 부정적이고 스트레스인 마음을 빼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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